호주 기념품으로 어그 부츠 사면 안되는 이유

2020. 2. 3. 21:44호주 이야기

 

 

과거의 영광

해변가에서 서핑을 즐기던 셰인 스테드먼(Shane Stedman) 아저씨가 30여년전 양가죽으로 얼기설기 만들어서 탄생한 어그부츠는 못 생긴 부츠라는 뜻인 어글리(Ugly)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금은 추운 겨울 추위를 나기 위해 많이 신지만 사실 한여름 해변가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서퍼(Surfer)'들이 서핑 후 해변가의 모래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기 시작했는데, 양털은 온도 조절 능력이 뛰어나 기후에 상관없이 사계절 신을 수 있어 한여름부터 한겨울에도 파도타기를 즐기는 서퍼들에게 안성맞춤의 신발이었다.

 

셰인 스테드먼, 어그 부츠 최초 제작자

 

 

생태계 교란종 등장

 

미국 글로벌 기업인 데커스(Deckers Corporation)는 호주의 중소 어그 생산 업체의 양가죽 부츠에 ‘어그(Ugg)’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 하도록 하는 소송을 시작했다. 이미 호주의 소규모 어그부츠 제조업체 십여 개가 문을 닫았다.

호주에서 어그부츠라는 단어는 여러 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일반 용어’였으나 1999년 ‘UGG Australia’가 데커스(Deckers)의 상표권으로 등록됐고 매년 24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상표권이 등록되어 호주 제조업체들은 이곳에서 어그부츠를 판매할 수 없다.

데커스는 소송을 통해 어그부츠의 독점 판매와 호주 생산 업체의 어그부츠 재고 폐기 처리, 상당액의 처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데커스의 어그 오스트렐리아는 어그를 생산해서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니고 소송 장사로 돈을 벌어 어마어마한 대기업이 된 것이다.

 

(왼)미국 대기업과 소송중인 오스트렐리아 레더(Australia Leather) 창업자 겸 소유주인 에디 오이거(Eddie Oygur) /    (오) 국제적인 소송에서 법적 지원을 하고 있는 닉 제노폰(Nick Xenophon) 연방 상원의원

 

 

그래서 왜 사면 손해인가?

어그가 유행하기 시작했을때 몇십만이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에 한 켤레 갖고 싶어도 선뜻 구입하기가 힘들었다. 당연하게도 호주의 인건비는 비싸고 원료인 양가죽도 고급 소재로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였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한 신발 가격대로 누구나 쉽게 구입하게 가격이 떨어졌다. 그 이유는 바로 호주의 'UGG'라는 이름을 먼저 선점해서 사 들인 미국인이 중국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이름만 어그 부츠인 중국산 부츠를 사게되는 것이다.

미국 기업 UGG Australia, Made in China

그리고 다른 이유는 바로 질리는 디자인이다. 어그 부츠가 최초로 개발된지 30년이 되었고 이제 세계 곳곳에 어그 부츠의 그 특유의 베이지색의 두툼한 디자인이 널리 퍼졌다. 호주의 어그 산업은 쇄퇴하였고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어그 시장이 성장하면서 미국 기업에서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이 생산되었고 헐리우드 셀럽들이 그런 다양한 디자인의 어그를 소비하므로써 전 세계적으로 광고가 되고 트렌드가 되었다. 호주 어그 디자인은 이제 유행이 지난 옛날 스타일이 되어 버렸고 디자인이 다양한 미국 어그가 고객의 선택을 더 받게 되었다.

미국 셀럽이 신어서 유행한 미국 어그 부츠 베어파우(Bearpaw)